제 볼에 커다란 흰 점이 하나 있다고 해봐요.
저랑 닮은 늑대 친구는 볼에 작은 흰 점이 세 개예요.
세 점을 다 합치면 제 볼의 큰 점 하나만 해요.
그림으로 그릴 땐 둘 다 흰색으로 칠하면 되죠.
그런데 이 얼굴을 사람이 직접 쓸 수 있는 퍼슈트로 만들면 어떨까요?
털이 달린 천을 잘라서 만든다고 해볼게요.
제 볼은 흰 천을 동그랗게 한 조각 잘라서 보라색 천에 맞춰 꿰매요.
친구 볼은 작은 조각 세 개를 잘라서 점 사이의 간격을 맞추고, 하나씩 꿰매야 해요.
흰색으로 덮인 넓이는 같은데 친구 볼을 만드는 데 시간이 더 걸리죠.
그렇다고 흰 점 하나만 꿰매면 제 얼굴이 뚝딱 완성되는 것도 아니에요.
퍼슈트 값에는 털 원단 같은 재료비가 들어가요.
거기에 제 그림을 보고 늑대 얼굴 하나를 완성하는 작업비가 더해져요.
1. 털을 덮기 전에 얼굴부터 만들어요
앞에서 보면 제 큰 귀랑 통통한 볼은 잘 보여요.
근데 제 주둥이가 얼마나 길쭉한지는 옆에서 봐야 알겠죠?
퍼슈트 머리를 만들 때는 그림에 안 보이는 옆모습과 뒷모습도 정해야 해요.
제 볼이 통통해 보이려면 흰 털을 붙일 자리부터 둥글게 나와 있어야 하거든요.
그렇게 바깥은 늑대 얼굴로 만들고,
안쪽은 실제로 쓸 사람의 머리 크기에 맞춰요.
2. 둥근 볼에 맞춰 천을 잘라요
제 볼의 흰 무늬가 귀 아래까지 이어진다고 해봐요.
앞에서 보이는 동그라미만큼만 천을 자르면 옆쪽이 모자라겠죠?
그래서 천을 자르기 전에 어디를 따라 자를지 미리 그려 둬요.
그때 그려 둔 모양을 ‘패턴’이라고 해요.
자를 때는 털이 어느 쪽으로 누웠는지도 봐요.
보라색 털은 아래로 향하는데 흰 점의 털만 위로 솟아 있으면,
딱 거기만 거꾸로 빗어 놓은 것처럼 보일 테니까요.
3. 눈가의 털은 짧게, 볼 털은 통통하게
털을 다 덮고 보니 눈 밑의 긴 털이 제 눈을 살짝 가려요.
삐죽 올라온 털을 조금만 다듬으면 눈매가 다시 또렷해져요.
그렇다고 볼까지 똑같이 깎으면 제 통통한 볼이 홀쭉해 보이겠죠.
볼에는 긴 털을 남기고, 주둥이 쪽은 코와 입 모양이 보이게 다듬어요.
여기까지 만든 게 아직 늑대 머리 하나예요.
4. 머리만 만들까요, 꼬리까지 만들까요?
퍼슈트는 머리만 주문할 수도 있어요.
머리에 손이나 꼬리처럼 몇 가지를 더한 건 부분형, 또는 ‘파셜’이라고 불러요.
두 곳에서 똑같이 ‘파셜’이라고 써도 들어 있는 부위는 조금씩 달라요.
한쪽은 발까지 만들어 주고, 다른 쪽은 발을 따로 주문해야 할 수 있어요.
몸통까지 입는 전신형은 몸과 팔다리를 덮을 털 원단이 더 필요해요.
입을 사람의 팔과 다리 길이에도 맞춰야 하고요.
등에 줄무늬가 있는 늑대라면 볼의 흰 점을 만들 때와 비슷해요.
등 어디에 줄무늬가 들어갈지 정하고, 그 자리에 맞춰 천을 잘라 꿰매요.
머리만 주문해도 어떤 기능을 고르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어요.
쓰고 있는 사람이 입을 벌리면 늑대 턱도 따라 움직이는 퍼슈트가 있거든요.
눈꺼풀을 떼었다 붙일 수 있는 것도 있고요.
사진에서 그런 게 마음에 들었다면 한마디 물어보세요.
“움직이는 턱도 이 가격에 들어가나요?”
5. 석 달을 기다리면, 만드는 데도 석 달이 걸릴까요?
제가 오늘 늑대 머리를 주문했다고 해봐요.
제작자는 먼저 주문받은 여우 머리를 만들고 있어요.
그럼 저는 오늘부터 기다리지만,
제 늑대를 만들기 시작하는 건 여우를 다 만든 뒤예요.
그래서 “석 달쯤 걸려요”라는 말을 들으면 이게 조금 궁금해져요.
“오늘부터 석 달인가요, 아니면 제 차례가 온 뒤부터 석 달인가요?”
입고 싶은 날이 정해져 있다면 그 날짜를 말해 주는 게 더 쉬워요.
“그날 입으려고 하는데, 그전에 집에서 받아 볼 수 있을까요?” 하고요.
머리가 다 완성돼도 택배가 오는 데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리잖아요.
6. 가격표에 ‘○○원부터’라고 쓰여 있다면
가격표에 ‘○○원부터’라고 쓰여 있으면 그게 기본 가격이에요.
그럼 제 늑대 머리도 딱 그 가격일까요?
제 그림을 보여 주면 제작자가 무늬랑 귀 모양을 보고
“이 머리는 이 정도 들겠네요” 하고 알려 줘요.
그때 알려 주는 예상 금액이 견적이에요.
두 곳의 견적을 비교할 때는 뭐가 같이 오는지부터 봐요.
한쪽은 머리만 만드는 값이고, 다른 쪽은 손이랑 꼬리까지 만드는 값일 수 있거든요.
배송비와 세금을 따로 내야 하는지도 미리 물어볼 수 있어요.
받아서 써 봤는데 크기가 안 맞거나 꿰맨 곳이 풀려 있으면
어디로 연락하면 되는지도요.
처음 문의할 때부터 이걸 전부 적을 필요는 없어요.
제 늑대 친구라면 그림에서 볼 무늬에 동그라미 하나 쳐 두고, 이렇게 물어보면 돼요.
“볼에 있는 흰 점 세 개는 그대로 두고 싶어요.
머리랑 꼬리만 만들면 얼마쯤 들까요?”
